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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법정 이야기] 판사님! 제발 도와주십시요.
작성자 관리자 (Date : 2017.09.08 / hit : 1416)

😢 판사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오늘 재판은 사건이 많지 않은데 다른 때보다 더 많이 호통을 친 것 같습니다. 최근의 사태로 마음이 흐트러져 있었나 봅니다.

 

한 여자아이가 성매매를 하였다는 이유로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비행전력이 전혀 없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보고서에 나타난 아이의 심신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습니다.

 

친구들과의 교제에 어려움이 많았고, 가족의 보살핌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아이는 아주 심하게 외로움을 탔습니다. 그러던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우연히 음란물을 접하게 되었고,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음란물에 탐닉하기 시작습니다. 심지어는 여성자위기구까지 구입하여 성적 쾌락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무렵 원조교제에 눈을 떴고, 이것은 이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으나 이것은 오히려 이 아이를 더욱 나락으로 몰아갔습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법정에 선 아이는 울면서 사정했습니다.

 

"판사님, 너무 외롭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자를 만나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제발 도와주십시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처절하게 말하며 살려달라는 아이를 대하고 보니 참으로 측은한 마음이 들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하였더니, 보호자께서 그렇지 않아도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 이후 조금 나아진 건 같다고 했습니다. 다행이다 싶었고, 집으로 돌려보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지막으로 원조교제를 한 게 언제냐고 물었더니 이틀 전에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보호자도 저도 잠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와 보호자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라도 격리되어 생활한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요. 다행히도 아이와 보호자 모두 저의 의견을 받으들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의료소년원에 위탁시켰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도대체 왜 이런 처참한 일이 일어났는지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6개월 뒤 건강한 모습으로 아이를 보게 될 것을 간절히 바라면서 마음의 위로를 삼습니다. 울면서 법정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함께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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